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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0만원 드릴게요"…서울 두살배기 8명 중 1명, 할머니 손에 맡겨진 진짜 이유

by 꼬롱지기 2025. 6. 10.
서울형 아이돌봄비: 통합 리포트

서울 두살배기 8명 중 1명,
조부모가 키운다

'황혼 육아'가 필수가 된 서울의 현실. 서울시의 새로운 해법 '서울형 아이돌봄비'의 모든 것을 알아봅니다.

왜 부모들은 '할마·할빠'를 택했나?

국공립 어린이집 대신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수많은 가정의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① 하늘의 별 따기, 국공립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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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은 계속 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맞벌이 부부 가산점을 받아도 대기 순번은 까마득한 경우가 많으며, 입소에 성공해도 등·하원 시간이 부모의 출퇴근 시간과 맞지 않아 결국 조부모의 도움이 절실한 '반쪽짜리 해결책'이 되기 일쑤입니다.

② 믿고 맡길 곳 없다는 '불안감'

+

연일 보도되는 아동학대 뉴스는 부모들의 마음에 큰 불안감을 심어줍니다. 수많은 규제와 감시 장치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사건들을 보며, 내 아이를 내 부모님만큼 사랑과 정성으로 돌봐줄 사람은 없다는 믿음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③ 돌발 상황에 대한 '유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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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갑자기 아프거나, 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야근을 해야 할 때 기관 보육은 한계가 명확합니다. 반면 조부모는 이러한 돌발 상황에 훨씬 유연하게 대처해 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하고 가장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서울시의 해법: '서울형 아이돌봄비' 해부

서울시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조부모 등 친인척 돌봄의 가치를 인정하고 양육 가정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맞춤형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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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받나요?

중위소득 150% 이하 가정 중, 24~35개월 영아를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 또는 민간 돌보미에게 맡기는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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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받나요?

아이 1명당 월 30만원 지원 (2명일 경우 60만원, 3명일 경우 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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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가 있나요?

그동안 사적 영역으로 여겨졌던 '황혼 육아'의 사회적 가치를 공적으로 인정하고,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상징적 조치

데이터로 보는 현실

서울의 만 2세 영아 8명 중 1명(12.5%)이 조부모의 손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는 돌봄 공백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입니다.

남겨진 과제: 30만원이 전부는 아니다

'서울형 아이돌봄비'는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세대 갈등 해소

"우리 때는..."으로 대표되는 양육 방식의 차이로 인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조부모 대상 육아 교육 및 가족 상담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합니다.

조부모의 '쉼' 보장

황혼 육아는 고된 노동입니다. 조부모의 건강을 위한 지원과, 잠시라도 쉴 수 있도록 하는 '시간제 보육' 등 대체 돌봄 서비스 확대가 절실합니다.

근본적 환경 개선

결국 핵심은 믿고 맡길 공보육 인프라 확충과, 부모가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 단축근무를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에 있습니다.

심층 분석 리포트

'서울형 아이돌봄비' 정책의 배경과 전망을 더 깊이 들여다봅니다.

"아이가 아파도 마음 편히 연차 한 번 못 써요." 서울에서 2살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 모 씨의 한숨 섞인 말이다. 그녀의 아이는 결국 친정어머니가 돌보고 있다. 이는 비단 김 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충격적인 통계가 발표되었다. 서울에 사는 만 2세(24~35개월) 영아 8명 중 1명은 조부모가 주 양육자라는 사실이다. 살인적인 집값과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맞벌이를 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도시, 서울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다. 아이를 낳아도 마음 편히 키울 수 없는 현실. 이 절박한 상황 속에서 서울시가 ‘서울형 아이돌봄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연 이 정책은 '독박 육아'에 내몰린 부모와 '황혼 육아'에 지친 조부모에게 단비가 될 수 있을까?


월 30만원, 그 이상의 의미

이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30만원이라는 현금 지원 때문만은 아니다. 이는 그동안 공식적인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조부모의 '황혼 육아' 가치를 공적으로 인정한 첫걸음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손주가 예뻐서 봐주는 거지, 돈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며 손사래 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지만,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큰 중노동이다. 서울시는 이 30만원이 '용돈'의 개념을 넘어, 조부모의 헌신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보상이며, 양육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실질적인 지원책임을 강조한다.

보육 공백의 현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부모들이 국공립 어린이집이라는 선택지 대신 조부모에게 손을 내밀어야 했을까? 이유는 복합적이다.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연일 터져 나오는 아동학대 뉴스로 인한 기관 보육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아이가 아프거나 부모에게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의 부재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조부모 육아'는 선택이 아닌, 치열한 서울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한 맞벌이 부부들의 '필수 생존 전략'에 가까웠던 셈이다. '서울형 아이돌봄비'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남겨진 과제와 나아갈 길

물론 '서울형 아이돌봄비'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이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해야 할 지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양육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세대 갈등을 줄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조부모의 건강과 '쉼'에 대한 지원, 그리고 무엇보다 믿고 맡길 수 있는 공보육 인프라의 확충부모가 직접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조성이 병행되어야 한다. '서울형 아이돌봄비'는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메워주는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이제 아이를 키우는 일은 더 이상 한 가정만의 몫이 아니다. '서울형 아이돌봄비'가 단순히 돈을 나눠주는 정책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건강한 돌봄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서울형 아이돌봄비'가 우리 사회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건강한 돌봄 공동체를 만드는 의미 있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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